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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02.03.27 0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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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 이산가족 상봉

서울도 평양도, 대동강도 한강도, 땅도 하늘도 모두 울었습니다.
내리는 비를 그냥 다 맞은 듯 모두가 다 젖고 말았습니다. 50여년만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난 자식과 자식을 만난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을 만난 형과, 오빠를 만난 누이. 부인을 만난 남편과 남편을 만난 부인. 그들이 얼싸안고 눈물을 흘릴 때 바라보는 우리 모두도 눈물을 닦아야 했습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서 그런일 했다 해도 눈물 안흘렸겠습니까만, 아프고 안타깝게도 그일은 우리 나라 우리 역사속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디 갔다 인제 왔어?"
마치 놀러 나갔던 아이가 해지는 것도 모르고 놀다 어둠 안고 돌아올 때 꾸중 반 안도 반으로 맞이하는 어머니처럼, 늙은 아들을 맞는 어머니의 마음은 흘러가버린 세월과는 상관없이 변함이 없었습니다.
돌아가셨겠거니 제사상을 차리던 아들이 막상 살아 계신 부모님을 꿈처럼 만나 고구라지듯 쓰러져 절을 올릴 때 우리 모두 꿈을 꾸고 있는 듯 했습니다. 늙을대로 늙은 어머니가 역시 늙어버린 아들의 볼을 가만 어루만질 때, 북에서 온 아들이 100살의 어머니께 죽을 떠드리며 행여 데일까 뜨거운 죽을 입으로 불어 식힐 때, 우리의 마음은 같이 무너졌습니다.
자전거한대 사온다며 나갔다가 50년만에 돌아온 남편에게 "자전거 인자 샀나?" 물었던 아내. 세월이 거기서 멈춰버린 듯 그만큼 또렸하게 각인 된 남편. 노점상을 하며 두 아들을 키운 아픔 하며, 막막하게 소식 끊긴 사람 기다리며 포기하며 살아야 했던 한 평생, 그래도 커플링을 만들어 주름진 남편 손에 끼우며 내 마음 잊지 말아달라 당부할 때, 우리 또한 애절함에 몸을 떨어야 했습니다.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난다면 북쪽의 본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남쪽의 아내. '북쪽 아내와 남쪽 아내'라는 생경한 말을 들으며 우리가 가슴에 묻고 살아온 아픔과 그리움이 무엇이었는지를 비로소 짐작을 합니다. 재혼했다는 죄책감에 재혼한 남편과 사별했으면서도 자신을 찾아온 남편 앞에 선선히 나서지를 못했던 이 땅 어머니의 기구함에 목이 메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만날 아버지가 자신을 못 알아볼까봐 얼굴의 점도 빼지 않았던 북쪽의 딸, 아버지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보고 싶을 때면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아버지 사진을 보고 또 봤다는 남쪽의 딸, 두고온 아내를 그리워 하며 평생을 홀로 산 그리움의 아픔과 깊이가 얼마일텐데, 나 혼자 특혜를 누려서야 되겠냐며 아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물린 한 엄격함엔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느 사연 하나 눈물 아니 흘리고는 바라볼 수 없었던 만남과 만남들. 또 다시 피눈물 흘리며 헤어졌지만 그래도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생사조차 모른 채 눈물만 닦아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에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흘린 뜨거운 눈물이 막힌 담을 헐어 물꼬를 트고 마침내 한 바다에서 만날 수 있기를
아팠던 만큼 그만큼 기뻐할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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