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유익한 강의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927 추천 수 0 2002.04.20 10:43:34
.........
1882. 유익한 강의

협성대 신학대학원에 이번 가을학기 강의를 부탁 받았다. <농촌 목회와 영성>이란 과목으로, 처음으로 신설되는 과목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제일 먼저 나오게 되는 목회지가 대부분은 농촌, 농촌에 대해 공부하고 나온다는 것은 진작부터 필요한 일이었으나 여태 그런 과목이 없었던 터였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과목, 그런 과목을 한 학기나 맡기에는 내가 적합하지 않다 여겨져 고사 했으나 결국은 맡게 되었다. 농촌 목회의 경험과 생각들을 편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농촌이란 무엇인가?' '작은 것의 소중함' '포기해야 할 것과 포기할 수 없는 것' '좋은 학교' '견디기와 사랑하기' '단강에서 한 일과 하지 못한 일' '함부로 목사되지 않기' '다른 것과 틀린 것'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선택시간이었지만 43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신청했고, 두어 명 청강생도 있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교실 분위기는 진지하기도 했고, 정겹기도 했다.
새벽같이 길을 나서 먼길을 가야 하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차 익숙해졌고, 어떤 땐 만남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한번에 3시간,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었다. 한번은 사랑의 교회에서 농촌 선교사로 파송 받은 이병철 목사와 동부연회 웹팀장을 맡은 최헌영 목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었고, 한번은 감신대와 서울농대를 나온 정원기 목사를 청해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그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고, 그만큼 유익했다. 강의를 맡으며 꼭 갖고 싶었던 시간이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성공한 농사꾼이 아닌 평범한 농사꾼의 진솔한 고백을 듣는 일이야 말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일 것이란 생각이 있었 다.
벼타작이 끝나고 잠깐 삐줌한 틈을 타서 마을사람 4명과 함께 학교를 찾았다. 병철씨와 이상근 권사님은 양복차림이었다. 오히려 나는 편한 옷차림, 아내가 보더니 병철씨가 목사 같고 내가 농사꾼 같다고 한다.
대학원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한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네 사람의 이야기 속엔 농촌의 실상이 그대로 담겼고, 과장됨 없는 그런 시간이 참 좋게 여겨졌다. 12대째 300여년 단강을 지키며 살아 왔다는 김진택 씨가 당신 뒤를 이어 고향을 지킬 자식이 없어 안타깝다 했을 땐 듣는 마음들이 숙연해졌다.
강의를 마치며 병철씨한테 '칠갑산'노래를 청했더니 잇몸이 아프다며 사양을 했고, 그 구수한 노래를 듣지 못하는게 영 아쉬웠는데 뜻밖에도 김진택씨가 '흙에 살리라'는 노래를 정말 멋드러지게 불러 주었다. '흙에 살리라'는 노래는 그날 강의 내용에 걸맞는, 아주 잘 어울리는 마감이었다.
뜨거운 박수가 한참동안 이어졌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77 이현주 시작(始作) 이전 [1] 이현주 2002-07-07 925
7876 한희철 무임 심방 한희철 2002-07-30 925
7875 이현주 덜 하는 것이 더 하는 것 [1] 이현주 2002-08-04 925
7874 김남준 기도의 거룩한 영향력 김남준 2003-10-27 925
7873 이현주 내 행복은 네 문턱에 있고 이현주 2014-02-03 925
7872 한희철 시차 극복 한희철 2002-07-30 926
7871 김남준 부흥은 복음을 새겨준다 김남준 2002-11-30 926
7870 김남준 전무하여야 할 일 2 [2] 김남준 2003-12-14 926
» 한희철 유익한 강의 한희철 2002-04-20 927
7868 이현주 오 마이 갓! [1] 이현주 2003-04-23 927
7867 이해인 내 동생, 로사 이해인 2014-02-02 927
7866 이현주 저를 써 주소서 이현주 2014-03-08 927
7865 한희철 규성이 아빠 한희철 2002-05-04 928
7864 홍승표 [문익환] 벗들이 보고싶어지는 밤이요 홍승표 2002-12-27 928
7863 이현주 노간주나무 이현주 2003-05-27 928
7862 김남준 동전을 거절한 거지 [1] 김남준 2003-07-31 928
7861 한희철 한희철 2013-11-01 928
7860 한희철 애틋한 마음 한희철 2002-03-28 929
7859 이현주 어수룩함 [1] 이현주 2002-05-04 929
7858 한희철 여행 한희철 2002-06-06 930
7857 이현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5 이현주 2003-02-07 930
7856 김남준 그 나라와 의를 위하여 김남준 2003-09-02 930
7855 한희철 어느 날의 기도 한희철 2013-12-08 930
7854 한희철 책이 몸 속으로 한희철 2002-03-28 931
7853 한희철 졸려서? 한희철 2002-07-30 931
7852 이현주 단소를 잃어버리고 이현주 2003-03-17 931
7851 이해인 라일락 file 이해인 2003-07-04 931
7850 한희철 가을 한희철 2013-11-01 931
7849 김남준 위대한 기도는 위대한 마음에서 나옵니다 김남준 2013-11-19 931
7848 이현주 신뢰 이현주 2002-08-04 932
7847 한희철 삶에서 죽음이 한희철 2002-06-26 933
7846 김남준 한 책을 사랑하라 김남준 2002-07-29 933
7845 김남준 미움은 불신앙입니다. 김남준 2002-11-08 933
7844 이현주 얼음도 물은 물이지만 이현주 2003-03-22 933
7843 김남준 오해로부터 벗어나라 김남준 2002-04-17 93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