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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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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 노장축구대회
얼마 전 이웃마을에서 노장축구대회가 열려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노장축구대회라니? 말부터가 낯설었습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 대회냐 물었더니 말 그대로였습니다. 노인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촌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노인들은 농사일 외에는 딱히 할만한 다른 일이 없다보니 그런 점을 안타깝게 여긴 분들이 뜻을 모아 노장축구모임을 만들게 되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구경도 할 겸 격려도 해드릴 겸 축구대회가 열리는 날 아침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전날 비가 내린 뒤 기온이 내려가 부는 찬바람과 함께 날이 여간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운동장엔 벌써 많은 노인들이 나와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연세 가 지긋한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쪽에는 공을 차며 몸을 풀고 있는 분들도 있었고, 봉사하러 나온 아주머니들은 찬날씨에도 불구하고 부침이를 지지며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 습니다.
참석한 노인 중에서 최고령 노인을 앞으로 모셔 왕관을 씌워드리는 일로 체육대회는 시작 이 되었습니다. 개회식 순서 중 '우리의 소원'을 외치는 시간이 인상적이었고 재미도 있 었습니다. 사회자가 선서를 하듯 큰 목소리로 우리의 소원을 읽으면 참석자들이 끝부분에 서 만세 삼창을 하듯이 두 손을 번쩍 들며 "좋겠다-!" 하고 외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원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원시적 건강을 되찾아 어린이들 모양으로 하루 온종일 뛰어도 지칠 줄 몰랐으면, 좋겠다-!"
"자식들 효도한다는 소문이 멀리서 이웃에게 들려졌으면, 좋겠다-!"
"100살까지 축구하다 떠났으면, 좋겠다-!"
"배고프고 병 많고 탄압 많던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6.25전쟁 100대 1로 겨우 살아남아, 보리고개에 자식들 키워 가르치고 나니 이제야 행복이 보이나 시간이 없다. 해를 붙들어 매어 주었으면, 좋겠다-!"
"보다 건강을 연장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남자들 기운 못쓴다고 불평하는 아낙네들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며느리들 아들 딸 하나 둘만 낳아 불안하게 하지 말고 5남매씩 낳아서 잘 길러 주었으 면, 좋겠다-!"
"통일이 되어서 아시아에서 제일로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원은 모두 열가지가 넘었습니다. "남자들 기운-"하는 대목에선 아주머니들의 웃음이 크게 터지기도 했습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외치며 황금색 칠을 한 돌멩이를 멀리 던지는 시합도 있었고, 굴렁쇠 굴리기, 노래 자랑에 축구 등 다양한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분명 날은 추웠고 어느새 또 한 번의 연말, 그래도 노인들이 소년처럼 즐거워 뛰는 모습을 그날 만큼은 세월도 가만 멈추어 서서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 이웃마을에서 노장축구대회가 열려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노장축구대회라니? 말부터가 낯설었습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 대회냐 물었더니 말 그대로였습니다. 노인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촌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노인들은 농사일 외에는 딱히 할만한 다른 일이 없다보니 그런 점을 안타깝게 여긴 분들이 뜻을 모아 노장축구모임을 만들게 되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구경도 할 겸 격려도 해드릴 겸 축구대회가 열리는 날 아침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전날 비가 내린 뒤 기온이 내려가 부는 찬바람과 함께 날이 여간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운동장엔 벌써 많은 노인들이 나와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연세 가 지긋한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쪽에는 공을 차며 몸을 풀고 있는 분들도 있었고, 봉사하러 나온 아주머니들은 찬날씨에도 불구하고 부침이를 지지며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 습니다.
참석한 노인 중에서 최고령 노인을 앞으로 모셔 왕관을 씌워드리는 일로 체육대회는 시작 이 되었습니다. 개회식 순서 중 '우리의 소원'을 외치는 시간이 인상적이었고 재미도 있 었습니다. 사회자가 선서를 하듯 큰 목소리로 우리의 소원을 읽으면 참석자들이 끝부분에 서 만세 삼창을 하듯이 두 손을 번쩍 들며 "좋겠다-!" 하고 외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원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원시적 건강을 되찾아 어린이들 모양으로 하루 온종일 뛰어도 지칠 줄 몰랐으면, 좋겠다-!"
"자식들 효도한다는 소문이 멀리서 이웃에게 들려졌으면, 좋겠다-!"
"100살까지 축구하다 떠났으면, 좋겠다-!"
"배고프고 병 많고 탄압 많던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6.25전쟁 100대 1로 겨우 살아남아, 보리고개에 자식들 키워 가르치고 나니 이제야 행복이 보이나 시간이 없다. 해를 붙들어 매어 주었으면, 좋겠다-!"
"보다 건강을 연장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남자들 기운 못쓴다고 불평하는 아낙네들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며느리들 아들 딸 하나 둘만 낳아 불안하게 하지 말고 5남매씩 낳아서 잘 길러 주었으 면, 좋겠다-!"
"통일이 되어서 아시아에서 제일로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원은 모두 열가지가 넘었습니다. "남자들 기운-"하는 대목에선 아주머니들의 웃음이 크게 터지기도 했습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외치며 황금색 칠을 한 돌멩이를 멀리 던지는 시합도 있었고, 굴렁쇠 굴리기, 노래 자랑에 축구 등 다양한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분명 날은 추웠고 어느새 또 한 번의 연말, 그래도 노인들이 소년처럼 즐거워 뛰는 모습을 그날 만큼은 세월도 가만 멈추어 서서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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