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가재잡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159 추천 수 0 2002.05.14 10:10:10
.........
1921. 가재잡기

  누군가 문을 두드렸던 것은 오랜만에 서재를 청소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여기저기 널려있고 쌓여있는 신문과 책들. 편한걸 좋아하다보니 그동안 서재가 어지럽게 변해 있었습니다. 겨우내 닫혔던 창문을 열고 음악을 틀어놓고 청소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아는 청년이었습니다. 아니 청년 때 알던 그가 어느새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남편과 함께 단강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마침 근처에 일이 있어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들른 것이라 했습니다.
지나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같이 온 두 아들은 서재에 있는 어항을 들여다보며 신기해했습니다. 쉬리를 보면서 이름을 묻기도 했고, 가재를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도시에서 자라는 그들에겐 모든 것이 신기하게 보였던가 봅니다.
"우리 가재 잡으러 갈까?"
아이들에게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아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러더니 "여기에 가재가 있어요?" 묻는 것이었습니다. '도랑 치고 가재잡고'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전에는 어디나 흔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가재입니다. 가재가 살 수 있는 1급수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이 난 아이들과 함께 마을 뒷산 계곡으로 올라갔습니다. 봄볕이 따뜻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산뜻합니다.
"가재를 산에서 잡아요?"
산을 오르다 말고 아이들이 또 묻습니다. 그럼 가재를 어디서 잡느냐 되묻자
"우리는 가게에서 뽑기를 하는데"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형 뽑기를 하듯 동전을 넣고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뽑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어른들의 상술이 아이들의 동심까지를 깊게 멍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눈과 얼음이 녹는 계곡 물은 손이 시리도록 차가웠습니다. 차고 맑은 물에 손을 담그는 상쾌함이 온몸으로 전해졌습니다. 돌멩이를 들출 때마다 가재가 뒷걸음질을 치고 아이들은 손이 물리는 것도 모르고 가재잡기에 열중이었습니다. 개울가에 환하게 핀 버들가지를 보고 혹시 피리를 만들 수 있을까 싶어 가지를 돌려보았지만 아직 물이 제대로 오르지를 않았습니다. 무얼 하느냐 묻는 아이들에게 피리 이야기를 했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입니다.
  돌아오는 길, 마침 회오리바람이 일었고 아이들은 저런 바람도 있나 싶은 눈으로 바람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가벼운 걸음으로 달려 아버지의 손을 양쪽으로 잡으며 "아빠. 다음에 다시 오자!"
말했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봄이 오는 모습은 신기하고 아름다웠던가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12 이현주 사람을 안다는 것은 [1] 이현주 2002-05-27 1152
7211 한희철 2117 내가 밥상을 받지 않으면 한희철 2004-01-27 1152
7210 김남준 진리의 교회 김남준 2014-01-08 1152
7209 김남준 홀로서기 김남준 2003-10-27 1153
7208 이현주 동서남북을 지으신 하나님 이현주 2004-03-09 1153
7207 홍승표 [김경환] 새벽기도 홍승표 2004-03-09 1153
7206 한희철 버려진 연필 한희철 2013-05-29 1153
7205 김남준 참된 개혁 김남준 2002-01-28 1154
7204 홍승표 [신채호] 한나라생각 홍승표 2002-08-23 1154
7203 이현주 느낌은 모든 몸에 한결같고 이현주 2013-06-09 1154
7202 이해인 새에게 쓰는 편지 이해인 2003-08-28 1154
7201 한희철 고맙다고 한희철 2013-06-02 1156
7200 이해인 봄 일기 이해인 2003-08-28 1156
7199 이현주 비어 있음 [1] 이현주 2002-07-07 1157
7198 한희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한희철 2003-04-04 1157
7197 한희철 2120 식장산의 화수분 한희철 2004-01-27 1157
7196 이해인 어느 독자에게 이해인 2003-08-28 1158
» 한희철 가재잡기 한희철 2002-05-14 1159
7194 이해인 내가 뛰어가던 바다는 이해인 2003-12-08 1159
7193 홍승표 [안소연] 자전거 홍승표 2004-04-20 1159
7192 이해인 새들의 아침 이해인 2003-08-28 1159
7191 한희철 변관수 할아버지 한희철 2002-03-23 1160
7190 이현주 아담의 범죄로 [1] 이현주 2004-01-27 1160
7189 이해인 나무에게 이해인 2003-08-28 1160
7188 이현주 흡수통일 이현주 2002-04-23 1161
7187 김남준 날 빚으소서 김남준 2002-07-29 1161
7186 한희철 뻐꾸기 은둔거사 한희철 2003-12-19 1161
7185 이해인 광안리에서 이해인 2003-08-28 1161
7184 이해인 끝기도 이해인 2003-08-28 1162
7183 이해인 용서 일기 이해인 2003-08-28 1162
7182 김남준 사람마다 달리 인도하시는 하나님 김남준 2002-04-25 1163
7181 김남준 사랑으로 복수하라 김남준 2002-12-23 1163
7180 한희철 하나님의 걸레로 한희철 2003-03-03 1163
7179 이현주 산 제물 이현주 2004-03-16 1163
7178 김남준 신앙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김남준 2002-04-25 116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