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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732 추천 수 0 2002.05.22 08: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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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 상념  

  사람을 끝가지 믿고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깊이 실감한다. 어디 그게 어제 오늘 일이랴만 갈수록 그렇다.
  이해할 수도 용납 할 수도 없는 일들이 때로 현기증이 나도록 반복되고 끊임없이 이어진다. 도무지 틈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는. 손바닥에 박힌 굳은 살처럼 많은 세월 살아오며 서로에게 익숙해진 것들. 현실로 인정하자 하면서도 실은 늘 힘들다.
  한순간 무너지는 것들이 있고 너무도 무심하게 쏟아버리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사실 그것들은 언제라도 소중하게 지키며 가꿔야 할 것들이다.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 쉽게 버려지곤 한다.
  맥없는 실망은 자신을 향한 화살이 되곤 한다. 이만한 세월이면 그 모든 모습들이 내 모습 아니냐. 그 모든 한계는 바로 내 자신의 한계 아니냐 아픈 자책이 화살처럼 가슴에 박히고, 그러면 독은 순식간에 때론 서서히 온 몸으로 퍼진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알 때가 있다. 마주했던 웃음이 까마득한 벽이 되기도 하고, 벽 앞에 갑자기 말이 안통하고, 그러면 웃음은 낯설고 쓸쓸해진다.
  표정을 가리려 하나 얼굴보다 작은 가면들. 너무 쉽게 표정의 끝이 보인다.
  가난해도 좋고 없어도 좋을텐데.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을텐데, 거짓이 없고 미움이 없고 시기와 원망이 없으면, 가난하면 어떻고 없으면 어떨까 눈물로도 복될텐데.
  깨진 유리병처럼 마음이 날카롭고, 벼린 마음 끝에서 나오는 날선 말들이 오가며 피를 흘리면서도 돌아서선 서로의 상처를 애정없이 확인할 뿐.
  언제까지 서성이는 것이 가능할까.
  익숙해질대로 익숙한 것들이 문득 낯설고 두려운.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었던 길이 천길 낭떨어지가 되는, 언제까지 맴돌수 있을까.
  철철 피를 흘리면서까지 가 닿을 수 있을까?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고 낯설어지는 얼굴 얼굴들을 향해 끝내 웃음을 지킬 수 있을까? 아픔으로 심장이 박히는 말뚝 끝으로 뿌리를 내려 한 그루 나무로 자라나선 선선한 그늘 드리울 수 있을까? 그 그늘로도 누구라도 막힘 없이 받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것들이 눈치도 못 채게 서둘러지고 있는 듯도 한데,
서둘러 서둘러 저녁이 오는 듯도 한데.
무심한 별 하나로 돋을 수 있을까?
끝내 사랑으로
사랑 어린 눈물로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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