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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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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선거철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처음 보는 생경한 얼굴부터 정치판을 오랜 날 기웃대온 면면들까지 시골동네도 온통 울긋불긋 현수막 물결이로다. 길가로 하얗게 한들거리는 마가렛 꽃떨기가 그래도 내 눈엔 젤 먼저 들어온다. 정치판에서 순결하고 순정한 꽃떨기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마가렛 꽃떨기처럼 수줍고 환한 미소를 가진 정치인을 하나 만나고 싶다.
현수막 중에는 일면식 정도가 아니라 벗하며 지내는 이름도 더러 보인다. 다행히 내가 인연한 정치인들은 정의감과 봉사정신이 남다른 분들이시다. 보통 속물들이 권력맛을 보려고 정치권을 맴도는데, 이번에도 수준 높은 우리 국민들의 분별심을 믿어 볼밖에.
그동안 잘 해온 정치인에게는 격려와 함께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겠지만 비리와 부정을 일삼은 구태세력, 추태 정치인은 당장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할 것이리라. 건강한 대안세력, 참신한 인물들로 지역마다 골골마다 사람 사는 맛이 돌았으면 좋겠다. 말뿐이 아닌 새 정치, 퇴보가 아닌 진보정치를 진정 보여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주인을 무는 개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냐, 온기 있는 피를 가진 이에게 미래를 맡길 것이냐 선택의 날만 남았어라.
논밭에 스미지 않은 채 양철지붕에서 부서져 그만 먼 바다로 휩쓸려가는 빗방울도 있음이렷다. 암만 생각해봐도 생활정치에 무관심하고 그 바닥을 혐오하면서는 좋은 세상을 당겨올 수 없을 거 같다. 검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으려고 높은 하늘을 나는 새일지라도, 배가 고프면 어김없이 땅으로 내려와야 하는 법. 땅의 사람들 곁에 스며들어 상생하는 정치, 인간 세상 산적한 위기를 해결해주는 희망의 정치. 투표는 살기 좋은 세상의 시작임이 분명하겠다.
“누구 찍을라요. 정해는 놨소?” 할매들이 내게 물어온다. 다짜고짜 “김대중 노무현은 몇 번이라요?” 묻기도 한다. 나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장군은 몇 번이라고 가르쳐주고선 씁쓸히 웃고 만다. 군수와 시장을 뽑는 선거인데도 여전히 탱크와 군홧발 소리가 아프게 들려온다.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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