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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15.녹차
녹차를 마시기로 했다. 버릇처럼 마시던 커피를 줄이고 녹차에 새로운 버릇을 들이기로 했다.
한겨울 돌샘물에ㅔ 물 길어
긴 밤 등잔불 홀로 마주하고
외로이 차를 달인다.
손곡 이달의 시가 은근히 마음을 끌었다. 우리 것에 익숙해져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던 차에 이달의 시는, 시에서 풍겨나는 전에 몰랐던 한 분위기는 부러움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쓰고 시고 달고 짜고 떫고 한 다섯 가지 맛이 녹차에서 베어난다는데 아직껏은 쓰고 떨떠름함 밖에 모르겠다. 혀끝에 남는 상긋한 마맛의 여운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지만 커피에 비하면 녹차는 그야말로 무미(무미)한 쪽에 가깝다.
까짓 차 하나 바꾸는 게 우리 것과 가까워지는데 무엇 크게 도움 되겠는가만, 그런 대로 익숙해지려 한다. 녹차 맛에.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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