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한희철500.지게 그늘
달리는 오토바이를 핑계 삼아 못 본 척 그냥 지나쳤지만 아닙니다. 분명 보았지요.
강물 흐르는 강가 담배 밭. 지난해 물난리로 형편없이 망가진 밭을 그래도 땀으로 일궈 천엽따기 까지 끝난 담배 밭, 대공들만 남아 선 담배 밭 한 가운데 두 분은 계셨지요.
불볕더위 속 담배 대공 뽑다가 세워놓은 지게그늘 아래 앉아 두 분은 점심을 들고 계셨지요.
이글이글 해가 녹고 가만히 있어도 비 오듯 땀 줄기가 온 몸을 흐르는 더위. 밭 한가운데 지게를 세우고 지게 그늘 속 두분이 마주 앉아 점심을 들 때 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게 그늘, 그 좁다란 그늘을 서로 양보하고 마주 앉아 밥을 뜨는 당신들을 그냥 쉽게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못 본 척 그냥 지나쳤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엄연한 노동의 한 모습으로, 함께 사는 이가 나누는 가여운 사랑의 모습으로 가슴 속에 선명하게 남았습니다.(1992)
첫 페이지
267
268
269
270
271
272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281
282
283
284
285
286
287
288
289
290
291
292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301
302
303
304
305
306
307
308
30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
322
323
324
325
326
327
328
329
330
331
332
333
334
335
336
337
338
339
340
341
342
343
344
345
346
347
348
349
350
351
352
353
354
355
356
357
358
359
360
361
362
363
364
365
366
끝 페이지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