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398.가장 좋은 설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398.가장 좋은 설교


농촌목회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어려움 중 그중 큰 것이 설교입니다.
설교란 모든 목회자가 한결같이 느끼는 어려움이겠지만 농촌에서는 더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까짓 서너 명 모일 때가 많은데 뭔 어려움이냐 말할 진 모릅니다. 사실 도시 교회에 비한다면 농촌교회는 지극히 단순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요 논리적이고 신학적인 내용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적은 교인이 피곤한 몸으로 참석하여 그나마 피곤을 이기지 못하면 꾸벅꾸벅 졸기 일쑤, 적당히 때워(?) 넘겨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유혹처럼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점이 어렵습니다.
말씀을 사모하려 기다려온 사람들이 빛나는 눈으로 설교자를 응시하고, 구절구절 고개를 끄덕이며 아멘으로 화답할 때 설교자는 신(?)이 나고 다음 설교를 정성으로 준비할 겁니다. 정성껏 말씀을 준비하여 서지만 몇몇 지친 시선뿐 아무런 울림이 없을 때 느끼게 되는 공허함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군데군데 빈자리는 함정과도 같아서 쉽게 시선을 마음을 빼앗아가곤 합니다. 
엉성한 원고와 채 정리되지 않은 어수선한 생각으로 설 때가 많습니다. 어떤 때는 준비한 말씀을 접고, 주어진 모습에 걸맞는 말씀을 찾아 넋두리조로 얘기할 때도 있습니다.
‘축복’과 ‘은총’이라는 말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농촌의 현실, 본문 찾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좋은 말씀과 예화가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저런 이유로 농촌 목회자에게 설교는 나태해지기 쉬운 일이 됩니다. 주어진 상황에 관계없이 성실하게 말씀을 준비한다고 하는 것, 빈 자리의 아픔과 허전함을 믿음으로 이긴다고 하는 것이 명분 있는 큰 고통에 비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설교시간은 무엇보다도 내가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요 내 신앙고백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도 크게 보는, 사소한 일도 애정을 갖고 대하는 훈련을 해야 하며 말씀에 숨겨진 또 하나의 뜻을 캐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좋은 설교는 일상의 생활 속 지치고 외로운 이웃들과 어떤 삶을 나누느냐 하는 것일 겝니다. 그게 설교임을 농촌으로 떠나온 지 몇 년 지난 요즘에서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199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2 한희철 1100. 너무하 신하나님 한희철 2002-01-02 4370
1191 한희철 164.할머니의 밤 한희철 2002-01-02 4370
1190 한희철 413.소나기 한희철 2002-01-02 4371
» 한희철 398.가장 좋은 설교 한희철 2002-01-02 4371
1188 한희철 1328. 나무 한희철 2002-01-02 4371
1187 한희철 852.재성이가 똥을 쌌다 한희철 2002-01-02 4371
1186 한희철 824.아침 열기 한희철 2002-01-02 4371
1185 한희철 1254. 댓가 한희철 2002-01-02 4371
1184 한희철 726.볕가리 한희철 2002-01-02 4371
1183 한희철 711.푸른 숨 한희철 2002-01-02 4371
1182 한희철 1542. 이웃에 있는 스님 한희철 2002-01-02 4371
1181 이현주 4 한희철 2002-01-02 4371
1180 한희철 302.처절한 점심 한희철 2002-01-02 4371
1179 한희철 183.우속장네 황소 한희철 2002-01-02 4371
1178 한희철 668.사진집 한희철 2002-01-02 4371
1177 한희철 1285. 농사 짓기가 겁이 나네유 한희철 2002-01-02 4371
1176 한희철 809.김정옥 집사 한희철 2002-01-02 4371
1175 한희철 557.교회 마당에서 한희철 2002-01-02 4371
1174 한희철 308.반송된 주보 한희철 2002-01-02 4371
1173 한희철 928. 아침일찍 걸려온 전화 한희철 2002-01-02 4371
1172 한희철 265.송구영신예배 한희철 2002-01-02 4371
1171 한희철 1521. 고마운 친구들에게 한희철 2002-01-02 4371
1170 한희철 678.푸른 소나무 한희철 2002-01-02 4371
1169 한희철 573.어떤 맹세 한희철 2002-01-02 4371
1168 한희철 104.사랑의 헌금 한희철 2002-01-02 4372
1167 한희철 1203. 소리야! 한희철 2002-01-02 4372
1166 한희철 598.나무의 참회 한희철 2002-01-02 4372
1165 한희철 1133. 불난 교회 한희철 2002-01-02 4372
1164 한희철 526.여름 마을 축제 한희철 2002-01-02 4372
1163 한희철 1519. 오디 따먹은 얼굴 한희철 2002-01-02 4372
1162 한희철 465.우리의 소원은 통일 한희철 2002-01-02 4372
1161 한희철 1118. 뻥 뚫린 지붕 한희철 2002-01-02 4372
1160 한희철 261.상희의 아픔은 한희철 2002-01-02 4372
1159 한희철 1105. 게으름의 찬양 한희철 2002-01-02 4372
1158 한희철 710.잘 죽었지유 뭐 한희철 2002-01-02 4372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