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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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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78. 형에게
형
신 집사님 댁에 보일러를 놓았습니다.
눈구뎅이 빠지며 나무가쟁이 꺾을 또 한 번의 서러운 겨울을 앞두고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형의 믿음의 힘이 컸습니다.
하나님께 드릴 것 드린 것 당연하다 겸손하게 말하지만, 어찌 그 당연한 일이 쉽기만 하겠습니까.
보일러를 놓은 방은 좁은 방 한 칸입니다.
어린 아들 데리고 둘이 살아가는 좁다란 방입니다.
그 좁은 방에도 서러움은 많고, 한 겨울 주인처럼 찾아드는 추위를 두곤 생각도 많았는데, 이젠 그런 마음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 한 달 일한 품값 받으면 밀린 빚 갚고 연탄 좀 들여 놓을 수 있고, 남은 시간 또 일하면 겨울 지낼 양식장만은 가능할 거라시며 신 집사님 모처럼 든든하십니다.
작은 키, 움츠린 어깨의 신 집사님.
왠지 안쓰러웠던 집사님 걸음새에 모처럼 활기가 넘칩니다.
늘 그렇지만, 이렇게 장만된 보일러는 좁다란 방 한 칸이 아니라, 어렵게 살아가는 집사님의 서러운 생을 뎁히지 싶습니다.
그게 믿음의 힘이지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형. 그 나눔이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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