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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3. 전기 요금
1,070원.
지난 달치 유치화 청년네가 낸 전기 요금이다.
단칸방, 늙으신 홀어머니 모시고 살아가는 치화씨
1,070원이라는 금액 속엔 가난한 삶이 담겨있다.
지난주엔 한여름 내내 열심히 일한 치화씨가 번 돈을 아껴 텔레비전을 샀다.
흑백 중고로 안테나 설치까지 4만원이 들었다 한다. 잘 나온다고, 이젠 다른 집으로 TV보러 안 가도 된다며 흐뭇해한다.
이번달치부터는 전기요금이 올라가겠지만, 그깟 전기요금이 문제일까. 저녁 밥상 물리고 나란히 앉아 함께 웃는 시간이며, 일하러 갔다 늦게 돌아오는 아들 기다리기 그지없이 막막했던 어머니 시간 보내기 좋고, 내일은 비 올거라며 남말 듣기 전 말할 수 있어 좋고, 난생 처음 예금한 돈 30만원이 통장에 있는데 까짓 몇 푼 전기요금 더 나와야 그게 문제인가, 치화씨 웃음이 넉넉하다.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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