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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2. 버스 개통
작실까지 드디어 버스가 개통됐다. 선거 때마다 들어온다 했다가 선거 끝나면 조용했던, 그때마다 온 마을 사람들의 부역이 헛일이 됐던 버스가 지난 6월 10일, 정말 개통을 한 것이다.
이번에 한번 더 속아보자 하며 개통식을 준비했던 작실 주민들에겐 정말 여간한 기쁨이 아닌 듯 싶었다.
작실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그래도 그게 어딘가. 신작로에서 웃작실까진 20분 내지 30분, 누구보다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버스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몇몇 기관장들의 축사를 듣고, 박수를 치고, 떡과 돼지머리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내고, 돌아가며 절을 하고, 버스에 술을 붓고, 푸짐히 차린 점심을 나눠먹고, 버스가 들어옴으로 마을에 퍼진 생기, 외진 구석구석 차가 들어오고, 사람의 왕래가 잦고, 그럼으로 사람 찾는 동네가 되고,
점심을 먹고 행사를 위해 들어왔던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 문득 마음이 쓰리다.
오늘이 6월 10일. 학생들이 북한 학생들을 만나러 판문점으로 간다는 날이다. 세월 따라 이곳 외진 마을 작실까지 길이 뚫려 버스가 들어오고, 마을엔 생기 가득한데 잘린 조국의 허리, 그곳엔 언제나 새로운 길이 뚫려 차가 오가며 사람 서로 오고 가 생기가 가득할까. 문득 그런 마음이 들어.(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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