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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9. 녀석 두!
제단 촛대에 불을 붙이고 돌아서는데 한복 입은 분이 문을 열고 들어 선다. <어, 광철씨 어머니잖아?> 예배가 시작되어 첫 찬송을 부르는데 역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아니, 광철씨 아버지...> 솔직히 뜻밖이었다. 뜻밖이었던 만큼 놀랬구.
사실은 그날 새벽, 새벽기도를 하면서 광철씨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다. 아픈 광철씨를 위해 기도 하다가 평소에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그 두 분이 오늘 교회에 나왔음 좋겠다고 기도 했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투로 기도했다.
놀란 마음이 든 순간, 난 머쓱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도사가 되어가지고 뭘 기도했는지도 잊고 있다가 막상 기도가 이루어지니까 그걸 신기하게 생각하다니, 말할 땐 그렇게 안 했을 텐데, 실상 마음은 그러했던 것이다.
툭 어깨를 치며 뒤에서 하나님이 웃고 계시는 것 같았다. “녀석 두!” 하시면서 말이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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