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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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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5. 무산된 한글학교
이번 겨울 열려고 했던 ‘한글 학교’가 무산되고 말았다. 농한기를 이용하여 주민들에게 한굴과 아라비아 숫자, 간단한 한문들을 가르치려는 게획이었다. 뜻은 좋았지만 성의가 부족했던 것이다.
몇 주 동안 광고를 하며, 주민들에 대한 홍보를 부탁했다. 돌아온 반응은 한결같았다.
이제 배워서 뭐하겠냐는, 그런 것 모르면서도 한 평생 별 불편 없이 잘 살아왔는데, 늦은 나이에 힘들게 배울 필요가 뭐 있겠냐는 것이었다.
맞다. 내가 부족했다.
그럴듯한 말로 난 쉽게 에드벌륜 하나를 띄웠을 뿐, 구체적인 ‘씨앗’을 준비했던 것은 아니었다.
좀 더 따뜻하게 그분들을 만나, 얘길 듣고 나누며 준비했어야 옳았다. 은연 중 드러났을지도 모르는 내 지적 우월을, 어줍잖게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줄려고 하는 옳지 못한 삶의 도식을 그분들은 그런 식으로 ‘아니다’했을지 모른다.
농촌목회를 한다며 무언가 실적 올리듯, 껀 수 만들 듯 행사를 준비한다면 모든 게 마찬가지리라.
가슴으로, 생명으로, 사랑으로 만나야 한다. 그게 전부다. 그것 아닌 건 모두가 꾸밈일 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 자신을 반성한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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