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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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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낫기만 해라
서울 경희대 의료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소아과가 있는 13층으로 올라 승혜의 병실을 확인한다. 뜻밖이었는지 한편 놀라면서도 무척 반가워 하시는 승혜 어머니. 지난번 원주 도립병원에 계실 때보다 얼굴이 많이 좋아 지셨다.
벌써 몇주째인가. 승혜가 입원한 뒤론 잠시도 떨어지지 못하고 병간호를 하고 계시니, 잠을 설치며, 식사를 거르며, 그것보다는 딸 병세의 여전함에서 오는 불안을 견디며, 그렇게 몇 주를 단지 모성애에 기대어 견디어 오고 있다.
어린 승혜는 그런 것도 모르고, 엄마가 자기 옆에서 자다가 두 번이나 침대에서 떨어졌다고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놀리듯 말한다.
빨리 나아 집에 가자는 말에 승혜는 안 날 거라 한다. 집보다는 병원이 더 좋다는 것이다. 바쁜 농촌일 때문에 제대로 받지 못했던 관심을 병원에서 듬뿍 받자 “여기가 좋사오니” 하는 것이다.
“집에 가면 또 일 시킬라고 그러는 거지?” 어린 승혜가 엄마에게 다그친다. 집에 가면 원하는 것 다 사 주고, 다시는 일 안 시키겠다고 엄마와 손가락 걸어, 그것도 양쪽 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하면서야 승혜는 선심쓰듯 “좋아” 한다.
그래, 녀석 낫기만 해라. 원하는 것 다해 주마. 그 안타까운 엄마 심정을 대하여, 그게 바로 우리네 인간을 향한 하나님 심정 아닐까 싶었다.
-그래 녀석 올바로 서기만 해라. 나머진 내가 다 책임지마, 하시는.
(얘기마을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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