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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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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58.혼자 사는 할머니
윤연섭 할머니는 무섭게 일을 합니다. 그야말로 쉴 틈이 없습니다. 칠십이 넘은 나이도 그렇고, 넉넉한 자식들 살림도 그렇고 이젠 일 놓아도 될 법 한데, 일하는 할머니 손길은 변함이 없습니다. 열흘이 넘게 걸리는 고된 당근 일에도 빠짐이 없고, 혼자 사는 집 좁다란 마당과 방안엔 언제라도 일감들이 널려 있습니다. 모처럼 쉬는 겨울, 쉴 수는 없다는 듯 산수유가 잔뜩입니다.
혼자사는 할머니는 혼자 식사를 합니다. 식사 하러 방안으로 들어가는 할머니 두 손엔 밥과 짠지가 들렸습니다. 한 손엔 밥, 한손엔 짠지 그뿐입니다. 상도, 그 흔한 쟁반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두 손으로 밥과 짠지를 날라 맨바닥 한 술 밥을 뜹니다. 어둘 녘에야 끝나는 일, 찬밥일 때가 많습니다.
그게 할머니 식사입니다.
탄 아끼느라 불구멍 바늘구멍만하게 만들어 놓고, 3년 전 헤소병을 앓다 먼저 세상 떠난 웃는 모습의 남편 사진 벽에 걸린 방에 누워 허전한 잠을 자곤 온 다음날이면 새벽 같이 또 일을 나가는 할머니.
한술, 혼자만의 아침을 들고.......(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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