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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좋은 기술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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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85.좋은 기술자


사택 서재를 지으며 한번은 설비업자가 들어와 일을 하게 되었다. 보일러를 따로 놓지 않고 아래층에 있는 보일러에 선을 연결해 쓰기 위해서였다. 물도 끌어 올려야 하고 선도 연결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라 설비업자를 부르게 되었다.
원주에서 일하는 사람이 들어왔다. 키가 작은 젊은 사람이었다. 그는 이틀 동안 일을 했는데 일을 돕다보니 그에겐 참 인상적인 면이 있었다. 서글서글하게 늘 웃으며 일하는 것도 그랬지만 그보다는 남과 다른 마음가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나쁘게 평을 하지 않았다. 늘 좋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공사를 하다 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다른 사람이 일한 것을 보고선 하나같이 혹평을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한 일을 인정해 주는 일,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일, 그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여 내가 흔들릴 이유가 없는데도 우린 늘 그런 식이다. 다른 이를 높이면 내가 낮아지게 된다는 생각을 언제쯤이나 털어버릴 수 있을는지.
“아저씨, 참 좋은 기술자네요.”
일마치고 돌아가는 설비업자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했다.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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