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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2.고맙구 미안하다
외출할 때 썼던 ‘하기스 기저기’ 꼬박고박 모으더니, 올 여름 아내는 그걸 보내 ‘아기 수영장’을 받았다.
그걸 받곤 아기처럼 좋아한다.
소리가 들춰낸 아내의 오래된 수첩에서 왠 증명서가 떨어지길래 보니 ‘지도자증’이었다.
처녀때의 풋풋한 사진이 박힌 지도자증은 한국해양소년단연맹에서 발급한 것으로, 행글라이딩 소속 지도자이을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웃고 말지만, 하많은 꿈 접고 한 시골 전도사의 내조의 길을 택한 아내.
고맙구 미안하다.
끝내 할 수 있는 말이란 그뿐이지 싶다.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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