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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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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2. 兄의 떠남
차마 서운함을 어쩌지 못해 무심히 풀만 잡아 뜯는 교우들을 두고 兄은 갔습니다.
깊이 패인 주름, 늘 따뜻한 웃음으로 마주잡던 손을, 이제는 무슨 말을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그렇게라도 잡으면 아쉬움 덜할지 몰라 야윈 손 두 손으로 꼭 잡고 쉬 놓지 못하는 할머님들 손길을 두고 兄은 갔습니다.
그만한 연륜에도 눈물은 다시 솟아 많이들 우셨습니다. 5년 여 세월, 함께 나눈 정이 교회마당 가지마다 실하게 달린 앵두처럼 모두의 가슴 가득한데, 안 그런 척 兄은 떠납니다.
배부렁산 뒤로 하고 어찌 보면 썰렁하기 그지없는 마장골 벌판, 가장 젊은 날, 첫 부름 첫사랑 진득히 전하다가, 때론 턱없이 흔들리다가 때 되어 또 다른 부름으로 떠납니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그 사람 진짜 모습일진데 兄, 행복합니다. 약해질 때면, 그리울 때면 비밀처럼 펼져 볼, 그렇게 접은 형 젊음의 한 페이지, 장마다 자랑이기를, 건강한 부끄러움이기를 아직 남아 빕니다.
-유경선 목사님이 서울 종교교회 교육목사로 떠났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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