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한희철75. 떠밀리는 삶
경선이 형인지 헌영인지 차를 내게 맡기고 내렸는데, 차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분명 시동이 꺼졌는데도 차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놀라 운전석으로 옮겨 앉아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는 서지 않았다. 이리 저리 핸들을 틀어가며 혹 잘 못 아는 건 아닐까 싶어 클러치, 브레이크 등 모두를 밟았지만 여전히 차는 미끄러져 나갔다.
차가 충돌하지 않도록 정신없이 핸들을 꺾으며 발로 브레이크를 밟다가
그러다가 깼다.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제동이 걸리지 않는 내 삶
부딪칠 듯, 부딪칠 듯 비껴가지만 아슬아슬한 순간들
분명히 밟으면 서야 할 차가 계속 미끄러지다니.
그것도 그만그만한 속도로
분명한 자기 통제 능력을 잃어버리고 서서히 미끄러져 가는 내 삶의 모습이 그런 꿈으로 나타났지 싶다.
그러나 문제는, 내 삶을 내 삶으로 받지 못하고 누군가 맡긴 것으로 쉽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문득 그런 생각이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막연함에 등 기대어 무작정 떠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싶은. (1988)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