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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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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10.누구랑 결혼할 거니?
“규민인 누구랑 결혼할 거니?”
저녁상을 물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얘기가 어떻게 그런 얘기로 흘렀다. 놀이방 다니는 종래가 이담에 크면 아름이와 결혼을 하겠 다고 공포를 했고, 그런 뒤론 종래 아빠는 아름이 아빠에게 “사둔”하며 지낸다는 얘기를 웃으며 나누다가 얘기가 그렇게 흐르고 말았다.
규민이는 쑥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면서도 이야기를 아주 피하지는 않았다.
“선아?” “미선이?” “은정이?”
나올만한 이름을 다 댔지만 그때마다 규민이는 ‘땡 땡’ 거리며 아니라고 웃어댔다.
짚히는 구석이 있었다. “아. 알았다.” 아빠가 알았다고 이야기를 하자 규민이가 눈이 동그래졌다.
“누군데?” 하고 묻는 품이 제법 진지했다.
“소리 누나지?” 했더니.
“어떻게 알았어 아빠?” 하며 자기의 속내를 알아차린 것에 놀라며 신기해한다.
먼저 저녁을 먹고 마루에서 책을 읽고 있던 소리가 규민이 얘기를 듣더니 포복절도. 책을 깔고 데굴데굴 구르며 어쩔 줄을 모른다.
매일 구박을 받지만 그래도 누나가 좋아 누나랑 결혼할 거라는데 식구들이 다 웃어대자 규민이가 머쓱해졌다.
“규민아, 식구끼리는 결혼하는 게 아냐.” 웃음을 참으며 아내가 규민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규민이 얘기가 또 한번 걸작이었다.
“엄마도 아빠랑 결혼했잖아!”
웃음꽃 피어나는 저녁, 문득 사랑스럽고 소중한 식구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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