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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82. 정겨운 따뜻함
땅거미가 짙게 깔려든 저녁녘, 신작로 옆 밭에선 아직도 그릇 긁는 소리가 났다. “더득 더득 더드득” 소리만 듣고도 대강 짐작을 한다. 밥그릇을 가지고 막 비닐 위로 내민 참깨 위에 흙을 덮는 소리였다.
효준이 엄마였다. 혼자되신 시아버지를 위해 남편과 함께 단강으로 들어온 젊은 아낙.
“뭐가 보여요?”
농약통을 메고서 일 마치고 돌아오던 선아 아버지가 어두컴컴한 밭에서 일하고 있는 효준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버님이 아직 일하시잖아요?” 자세히 보니 저쪽 밭 끝에서 변관수 할아버지가 일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짐작됐다.
함께 일하시는 시아버지와 들어가려고 늦도록 일을 하는 며느리.
어둠 깔리는 밭고랑에서 전해져오는 고운 심성. 정겨운 따뜻함.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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