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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59. 엉뚱함
땅거미가 깔려드는 저녁녘. 불쑥 종이가 찾아 왔다. “그냥 왔어요.” 녀석은 싱겁게 웃으며 단강의 해지는 강 풍경이 보고 싶어 그냥 왔다고 했다.
십여년 전, 서울의 한 교회에서 교육전도사 생활을 할 때 고3이었던 그가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언젠가는 혼자서 지리산을 종주하고 오는 길이라고 불쑥 들리더니, 이번엔 ‘저문강’이 보고 싶어 먼길을 찾아 오다니.
녀석의 엉뚱함. 그러나 그런 엉뚱함이 좋았다. 웬지 정겨웠다. 굳이 저녁을 마다하고 녀석은 어둠이 다 내린 강으로 나갔다. 강물에 흘려 보내고 싶은 마음이 많았던 것인지.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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