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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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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17. 가장 잘 무릎꿇는 이
대전을 김 목사님과 함께 다녀왔다. 농촌 교인들을 위한 속회공과를 만드는 준비모임이었다. 농촌에 사는 교인들을 위해 성서연구교재를 만드는 일은 때 늦었지만 꼭 필요한 일중 하나라 여겨졌다.
일을 준비해온 편집위원들과 원고청탁을 받은 이들이 목원대 대학원 건물 한 방에 모였다. 남쪽에서, 동쪽에서 구석구석에서 목회하던 이들이 좋은 일 하자고 모이니 반갑고 든든했다. 얘기도 듣고 토론도 하고 그러다 저녁도 먹고,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갈 사람도 있고 하룻밤 묵을 사람들도 있어 저녁식사 후 헤어지게 되었다. 나야 돌아올 생각으로 갔지만 같이 간 김목사 님은 하룻밤 묵을 줄로 생각했다. 전임 농목회장으로서 보고 싶은 얼굴들을 모처럼 만났으니 밀린 얘기들이 많지 않겠는가.
그러나 김 목사님은 같이 가겠다고 길을 나섰다. 같이 왔던 후배를 먼길 혼자 보내는 것이 안스러워 그러시나, 돌아오는 걸 선배님께 이유를 물었다. 머쓱한 웃음 뒤 선배님의 대답은 의외였다.
“사실은 새벽기도 때문이야. 될 수 있으면 새벽기도를 안빠질려구. 요즘은 새벽제단에 오래 무릎 끓는 일이 전에 없이 소중하게 여겨져.”
좋은 사람들과 모처럼의 좋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음 날 새벽기도회를 위해 교회로 돌아오는 선배 목사님. 그런 선배님 앞에 내가 부끄러웠고 선배님의 마음가짐이 적지 않은 무게로 다가왔다.
가장 잘 무릎 끓는이가
가장 훌륭히 서는 자요,
가장 연약하게 무릎 끓는이가
가장 강하게 서는 자이며
가장 오래 무릎 끓는 이가
가장 오래 서는 자이다.
언젠가 선배님 서재 한쪽편에 써 있던 글귀, 소소해 보이나 우리가 성실함으로 지켜야 할 소중한것. 김정권 목사님, 그분을 통해 ‘목회자됨’의 구체적인 모습을 배운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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