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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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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04. 기도문
<기도문 (제9차), 93년 9월 19일>
이상옥 성도님에게 전해 받은 기도문 표지엔 그렇게 씌여 있었다. 드리는 기도가 매번 여간한 정성이 아니어서, 한번 주보에 싣고 싶으니 기도문을 전해달라 말씀드렸더니 지난주 드린 기도문을 윤정이를 통해 보내 오셨다.
“다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부터 기도 끝 “아멘”에 이르기까지 모두 16절로 7장 분량이었다. 표지까지 합하면 모두 8장인 셈이었다. 중간중간 필체가 좋은 한문으로 쓰인 깨끗하게 정서된 기도문이었다.
“다음 주 기도 차례입니다” 알려 드리면 그날부터 기도 준비가 시작되는데 그 기도 준비로 꼬박 일주일 보낸다는 것이었다.
“이틀이 지나면 일단 기도문을 적어 봅니다. 그리고선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고 하는데 열번은 더 고칠거예요. 그리고 나서 깨끗하게 옮겨 적지요.”
군 생활하며 몸에 밴 습성탓인지 (중령으로 예편하였다) 매사에 여간 꼼꼼한 편이 아닌데 그 점은 기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제9차 기도문이라는 말도 그동안 아홉번 드린 기도문을 꼬박꼬박 정리해 둔 결과였다.
형님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미국에 사는 동생이 보내준 테이프도 듣고 보고, 성경도 보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참조하여 기도문을 쓰는데, 처음부터 얼마동안까지는 그야말로 ‘보고서’였다. 상관께 보고하듯 하나님께 보고하는 내용이었다.
‘하나님께 드리는 보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도를 들으며 몇 번은 웃음이 지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엄밀한 의미에서 기도란 하나님께 드리는 보고였다. ‘오랫만에 좋은 기도 듣는구나’ 하나님도 빙긋 좋아하실 것 같았다.
서울에 사는 여동생의 코치도 받고 테이프를 통해 배우기도 하고 아홉번의 공식기도를 거치면서 이제는 나름대로 기도의 틀이 잡힌 느낌이다. 공적인 기도와 사적인 기도를 구별하게 된 것이다.
그래야 되는 것이겠지만 하나님께 드리는 솔직한 보고는 언제라도 놓치지 말았음 싶다.
이상옥 성도님, 그분은 당신의 기도를 통해 성실하고 진지한 신앙의 걸음마를 배우고 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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