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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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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34.코카콜라가 맛있다고?
"코카콜라 맛 있다.
맛 있으면 더 먹어
더 먹으면 배 터져."
처음엔 난 듣는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 창밖에서 들려온 아이들 의 노는 소리가 전혀 뜻밖이었던 것입니다.
저녁마다 아이들은 교회마당에 모여 노는데,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이 이번엔 무슨 놀이를 하려는지 한 목소리로, 그것도 여러 번 반복해서 무언가를 외워대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다름아닌 "코카콜라 맛있다 -" 였습니다.
밖으로 나가 아이들 노는 모습을 확인해봅니다.
술래를 뽑을 때마다 아이들은 주먹을 쥔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층층이 손을 쌓고선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주먹을 짚으며 "코카콜라 맛 있다-"를 외웠습니다. 그러다가 "더 먹으면 배 터져!' 할 때 맨 끝자인 "져"에 해당하는 아이의 주먹이 빠지고 또다시 반복, 그렇게 몇 번을 한 후 맨 나중까지 남는 아이가 술래가 되었습니다.
맛있는 게 코카콜라? 더 먹으면 배터져?
술래를 정할 때 쓰는 저 말은 누가 지어냈을까? 그리고 아이들은 왜 아무 생각도 없이 그 말을 따라 술래를 정하는 것일까. 뜻밖의 말 속에 들어있는 숨은 뜻은 무엇일까.
한 시골마을 아이들 가슴에까지 드리우는 저 어두운 구름.
아이들이야 깔깔 놀이에 빠져 웃을 뿐이었지만 "코카콜라 - "로 술래를 가를 때마다 가슴속으로 번져가는 슬픈 분노.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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