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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13.할아버지의 아침
이른 아침, 변관수 할아버지가 당신의 논둑길을 걸어갑니다. 꼬부랑 할아버지가 꼬부랑 논둑길을 꼬꾸라질 듯 걸어갑니다. 아직 이슬이 맺힌 논둑길을 뒷짐 지고 걸어가며 벼들을 살핍니다.
간 밤에 잘 잤는지. 밤새 얼마나 컸는지, 물이 다 마르지 않았는지,피가 솟아나진 않았는지 이른 아침 식전 길을 나서 논을 한 바퀴 돕니다.
그게 할아버지의 하루 시작입니다.
할아버지는 당신의 하루를 당신의 논을 순례하듯 둘러보며 시작합니다.
곡식들이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은 참말입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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