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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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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95. 자기 몸집만큼만
농활나온 대학생들에게 병철씨가 콩 심는 방법을 가르친다.
“자, 이렇게 호미로 파가지고 콩을 심는데 한번에 5-6알씩 넣으면 돼. 그러고는 자기 발로 두 개쯤 간격을 두고 또 파서 심으면 되고.”
학생이 물었다.
“콩은 얼마나 묻으면 돼요?”
“응, 그냥 살짝 묻으면 돼. 너무 깊게 묻으면 오히려 안 되지. 옛날 어른들이 그랬어. 씨앗 크기만큼만 묻으면 된다고. 깨는 깨만큼 묻으면 되고 옥수수는 옥수수만큼만 묻으면 된다고. 그만큼씩만 묻으면 싹이 다 난다는 거지.”
자기 크기 만큼씩만 묻히면 싹이 난다는 씨앗, 모든 살아있는 것이 그리하여 자기 몸집만큼만 흙속에 묻히면 땅에서 사는걸, 뿌리 내리고 열매 맺는 걸,
더도 덜도 말고 자기 몸집만큼만 흙기운에 잠기면.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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