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한희철582.딱한 행차
저런 저런, 저 딱한 행차 좀 보게
찬 바람 부는 겨울 길
길 옆 잰걸음
안 그런 척
허리춤 꿰차고 가는 비료 푸대가
말로 듣던 그 쌀푸대 아닌가
읍내 다방 드나드는 재미에 빠져
집안 쌀 다 퍼 나른 다더니
바로 저 모습일세.
신사 아니랄까
시커먼 와이셔츠 구닥다리 넥타이
새끼 꼬듯 매긴 맸다만
시중드는 아가씨
제 몸 이뻐 그러는 줄 정말인줄 아는가부지
들고 가는 저 쌀이 무슨 쌀인데
남 안지는 거름지게
허리 휘게 날라 진
노총각 두 아들 품 팔아 받아온
땀 같은 피 같은 쌀 아닌가
일도 없는 한 겨울 그런대로 넘겨야 할 양식 아닌가.
한톨이라 잃을까 조심으로 일어야 할 쌀을 들고
가느니 읍내 다방
아주 늙어 그런다면 망령이라 말겠지만
맨정신 잉기여
저게 막대기지 사람잉겨
뒤통수 박히는 따가운 욕
뒤돌지 않으면 피할 심산인 듯
잰걸음 이십리 읍내 다방
앞만 보고 달려가는
딱한 행차. (1993)
첫 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끝 페이지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