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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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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73.불이문(不二門)
지난여름 강원도 고성군 대대리를 친구와 함께 찾은 적이 있다. 대대리에서 목회하고 있는 친구를 보기 위해서였다.
고성군이면 아버지 고향인 북쪽에 통천군과 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저 하룻밤 다녀오는 짧은 일정인지라 무얼 할까 하다가, 다음날 아침 건봉사를 찾았다.
최북단에 있는 사찰로서 개방된 지 얼마 안됐다고 소개를 들었다. 기기묘묘한 금강산 풍경 속 웅장한 사찰을 그리며 갔는데, 가 보니 영 딴판이었다.
금강산이라고는 하지만, 여느 산과 다름없었고, 산꼭대기에 올라서면 멀리 아버지 고향 한 자락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었던 기대는 무리한 기대였다.
원래는 우리나라 4대 사찰 중 하나요, 금강산 내 사찰 중에선 규모가 제일 큰 본사였는데 6.25때 소실되어 지금은 대웅전만 썰렁하게 남아있었다.
그래도 인상 깊었던 것이 한 가지 있었는데, 건봉사 입구 현판에 써 있는 문의 이름이었다.
낡은 현판에는 ‘不二門’이라 써 있었다.
무어라 명쾌하게 옮길 순 없었지만, 마음에선 느껴지는 게 많은 그런 이름이었다.
최북단 -사실 이 말은 얼마나 슬픈 말인가 북에 가장 가까이 있다는 말이 맞을 텐데- 에 있는 사찰 문의 이름이 ‘불이문’이라는 사실은 묘한 비애어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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