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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4. 이한주 할아버지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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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64. 이한주 할아버지네

 

윗작실을 심방하는 길에 이한주 할아버지네도 들렸다. 윗작실 맨 끄트머리 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사신다. 

아들인 이하근 집사님네가 떠나기 전만 해도 사람 사는 집 같았는데, 집사님 식구가 모두 떠난 뒤로는 아주 적막한 집이 되고 말았다. 

여든이 다 되신 두 분 다리가 아픈 할아버지는 그냥 걷기가 어려워 양손에 지팡이를 각각 하나씩 짚고 위태위태하게 걸으신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자전거를 타셨는데 이젠 많이 약해지셨다. 지난해엔 고랑 사이를 무릎으로 기며 농사를 자셨는데 올핸 아무래도 힘드시지 않을까. 하기야 해마다 힘들어 보이는 농사일을 거른          적이 없으시니 올해라고 특별할까 싶기도 하다. 

예배에는 잘 참석지 못하시는 두분이지만 언제 찾아뵙더라도 예배는 고맙게 드리신다. 못오시면 찾아가서라도 예배를 드리는 게 당연한 일일텐데도 그 당연한 일에 게으르게 되곤한다. 

몇 번을 불러서야 할머니가 나오셨다. 주름지고 야원 손으로 반갑게 손을 마주 쥐시며 고마워하신다. 마루를 지나 방으로 들어서려다 보니 할아버지께서 누워계시다가 어렵게 일어나고 있었다. 

가뜩이나 약하신 분이 며칠전엔 넘어지기까지 해 꼼짝없이 누워 계신 중이었다. 

“그냥 누워 계셔요. 마루에서 예배 드릴께요.” 자리를 정리하시는 것도 그렇고 몸도 불편하신데 싶어 마루에서 예배를 드렸다. 편히 누워 계시라고 문을 슬며시 닫았는데 예배를 드리는 도중 슬며시 문이 다시 열렸다. 

문 앞에 앉은 교우가 다시 슬며시 문을 닫았 지만 곧 문은 다시 열렸다. 예배 중인데도 교우 한 분이 당신 뜻을 말하였다. 

“맞아, 그냥 열어둬. 몇날 며칠 어디 사람 구경이나 하셨겠어?” 예배를 기도로 마치고 할아버지의 손을 마주 쥐었을 때 할아버지 또한 말없이 손을 마주 쥐었지만 할아버지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번지고 있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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