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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 집 잃은 참새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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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98. 집 잃은 참새들

 

교회를 끼고 작실로 올라가는 길가엔 향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울타리 삼아 선 향나무들을 저들 자라는대로 그냥 내두었더니 제멋대로 덥수룩하게 자라 가지가 길가 쪽으로 퍼졌다. 

하루에 두 번 들어오는 작실 버스가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버스가 향나무에 스친다고, 기사가 말하는 걸 들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하루는 정집사님과 둘이서 향나무 가지치기를 했다. 길가 쪽으로 뻗은 가지들을 이예 잘라내다보니, 어느샌지 나무가 횡 해서 허전해졌다. 꼭 참새구이 할려고 털을 뽑아 놓은 것 같이 뼈대만 남게 되었다. 

저녁때가 되니 참새들이 난리였다. 밤을 그 향나무에 들어나곤 했는데 갑자기 집이 없어진 것이다.

방앗간에서 향나무로 와- 날아왔다간 향나무속으로 들지 못하고 허공에서 다시 돌아 방아간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집이 없어진 결 실감할 수 없다는 듯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짓을 반복했다.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그 모습이 우스워 한참을 웃다 은근히 마음이 찔렸다. 

참새들은 집을 잃고(뺏기고) 저 난리인데 그걸 보고 웃다니, 혹 이 땅에 집 없이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는 사람들, 그들의 고통을 참새 보듯 가볍게 웃고 마는 경우 없는 것인지.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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