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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콩나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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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12. 콩나물


지집사님이 집에서 기른 콩나물을 한 봉지 담아왔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콩나물 대부분이 빨리 쑥쑥 크라고 농약을 주고서 키운 것이라는데 집에서 키운 이니 그만큼 귀한 것이지요.
미끈하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생김새로 따질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며 콩나물을 고마움으로 받자 지집사님이 “한번 콩을 갖다 릴테니 직접 키워 보실래유?” 제안을 했습니다.
물만 주어도 키가 자라는 콩나물, 콩나물을 직접 키워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그러자고 혼쾌히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루와 부엌을 둘러본 집사님은 “여기선 안 되겠는데유. 또 키워다 드릴께 그냥 잡수세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선 왜 안된다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콩나물을 키우려면 햇빛이 들면 안되유 콩나물이 햇빛을 보면 댐박 파래지거든요.”
‘아. 그렇구나 콩나물은 그렇게 키워지는 것이구나.’ 집사님의 말을 듣는 마음이 여간 새롭지를 않았습니다.
햇빛을 차단함으로 먹거리, 반찬이 되는 콩나물, 하나의 구별된 쓰임을 위해선 스스로 버려야 할 것이 있음을, 차단해야 할 것이 있음을, 그래야 제대로 쓰일 수 있는 것임을 콩나물, 집사님의 콩나물 얘기를 통해 확인합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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