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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탄식매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18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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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92.탄식매질


“어젠 여주장에 갔다 왔어유. 전에만 해두 500원이면 갔는데 이젠 차비가 올라 1,000원두 더  줘야 해유. 을마나 힘이 든지 갔다 와 가만 집에 누워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유.
글쎄, 깨를 팔러 갔는데, 작년에 55,000원 하던 깨가 올핸 4만원 밖에 안해유. 3 4만원 하는 수입 깨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 껀 들여다 보지두 않아유. 가끔씩 와건 만져보구 씹어보구선 수입 깨 아니냐구 묻기만 하구.
아침두 못먹구 가 낮이 지나구서야 겨우 팔았는데, 팔리지는 안해지, 이것들이 이 고생하는 거 아나 싶은 게, 누가 쪼금만 슬픈 소리 하면 통곡을 할 지경이지..... 외국 꺼 자꾸 들여와 올 가을엔 우리 꺼 값이 더 헐할 거라니 큰일이에유..................”
“올 농사 으트게 짓나? 벌써부터 걱정이에유. 그렇다고 안 질 수도 없구. 값이라도 좋으면 그거 바라구나 짓겠지만 그나마 외국 깨 자꾸 들어와 갈수록 우리 깨 똥값이니.
전에만 해도 이틀이 멀다하고 장사 차가 곡식을 사러 마을에 들어 댕겼는데 이젠 아예 들어오지두 않아유. 밤에 가만히 누워 생각하면 도무지 살맛이 안 나유.“
집사님과 낮은 지방회 길,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집사님의 얘기가 계속된다. 얘기가 아니라 탄식, 탄식이 아니라 대책 없는 매질, 피할 길을 모른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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