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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73.이불
“아빠, 산딸기들도 밤에 잠을 자?”
염태 고개로 오르는 저수지 둑에 새빨갛게 달린 산딸기를 입이 벌겋도록 따먹고 돌아오는 길, 소리가 묻습니다. 더 따고 심은 마음 위로 내리는 땅거미가 영 아쉬운 표정입니다.
“그럼, 잠을 자겠지.”
“어디서? 가지 끝 자기 집에서”
“자다 떨어지지 않나?”
“자기 집에 들어가 자니까 괜찮을 거야.”
한참 말이 없던 소리가 알았다는 듯 한마디를 보랩니다.
“으-응, 그래서 산딸기가 잠이 들면 잘 자라고 어둠이 이불처럼 덮어주는 거구나.”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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