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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07.나무
한자리 서서
변함없으니
큰 나무 되는구나.
한 자리 서서
세월 이기니
큰 품이 되는구나.
둥지 궁한 새와
땀 흘린 사람들
그 품에 들어
한참을 쉬는 구나.
천년의 세월이
비껴가도록
넌
한자리
무리없이 있는데
어쩜
우리들은
너무 짧고도 쉬워
한자리 선 나무야
너는 정말 크구나
그러고도 말이 없는 나무야
넌 정말 의젓하구나
-이웃 마을인 정산리 거돈사지를 찾았을 때 남아있는 것 중 그중 의젓한 것은 한쪽 구석 느티나무였다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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