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436.종일이 할머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436.종일이 할머니


김 집사님이 아파 심방을 갔더니 종일이 할머니가 문안 차 와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자 종일이 할머니가 고맙다고 고맙다고 거듭거듭 인사를 합니다.
지난 단강초등학교 졸업식에 종일이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부론중학교에서 올 입학생부터 입게 되었다는 교복 값이 없어 당신 혼자 맘고생이 많았는데 종일이가 뜻하지 않은 장학금을 타서 걱정을 덜었다는 것입니다.
일흔여덟,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쁜 몸으로 손주들 셋을 돌보시는 할머니, 아들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뜨고, 며느리는 어디론가 새살림을 나가고, 그래서 할머니가 순주들을 돌봅니다.
종하는 중3, 종일이가 중1, 종석이가 국5, 모두들 한 참 먹을 때고 한 참 개구질 때입니다.
‘부모읍는 자식소리 안듣길려구’ 찬이며 빨래며 할머닌 ‘아파도 아픈즐 모르구’ 노상 분주합니다. 학생인 손주들에게 들어가는 잔삯도 은근히 많아 ‘한동네 사는 집안네에도 부주 한번 못하고’ ‘품 팔고 나락 판 것’아끼고 아끼지만 늘 쉽지 않은 생활, 할머닌 고마움으로 열린 맘 속 담긴 얘기를 모처럼 길게 하십니다. 살아온, 살아가는 얘기 모두가 아픈 얘기들입니다. ‘팔자가 쎄서’ 그렇다고 할머닌 팔자 탓을 하지만 그게 어디 팔자탓이겠습니까.
얘기를 하던 종일이 할머닌 끝내 눈물에 젖고, 같이 얘기를 듣던 김천복 할머닌 그 얘기 모두 당신 애긴 듯, 종일이 할머니 보다 눈물이 깁니다.
바쁜 일 있는 척 먼저 혼자 빠져나옵니다. 같이 울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또 다시 흐린 하늘, 참 길고 지리한 겨울입니다. (199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62 한희철 606.큰품 한희철 2002-01-02 4368
1261 한희철 1209. 철새 이야기 한희철 2002-01-02 4368
1260 한희철 564.신비한 힘 한희철 2002-01-02 4368
1259 한희철 1483. 개장수 한희철 2002-01-02 4368
1258 한희철 47.길 한희철 2002-01-02 4368
1257 한희철 74.해바라기 한희철 2002-01-02 4368
1256 한희철 235.왜가리 할아버지 한희철 2002-01-02 4368
1255 한희철 1255. 변관수 할아버지 한희철 2002-01-02 4368
1254 한희철 1138. 댓가없이 베풀기 한희철 2002-01-02 4368
1253 한희철 1231. 또하나의 강 한희철 2002-01-02 4369
1252 한희철 943. 철지난 얘기지만 하자 한희철 2002-01-02 4369
1251 한희철 1410. 누구랑 결혼할 거니? 한희철 2002-01-02 4369
1250 한희철 1159. 엉뚱함 한희철 2002-01-02 4369
1249 한희철 1198. 집 잃은 참새들 한희철 2002-01-02 4369
1248 한희철 819.주사 한희철 2002-01-02 4369
» 한희철 436.종일이 할머니 한희철 2002-01-02 4369
1246 한희철 291.지 집사님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369
1245 한희철 1197. 은희 한희철 2002-01-02 4369
1244 한희철 898.광철씨네 김장 한희철 2002-01-02 4369
1243 한희철 818.우리 밀 한희철 2002-01-02 4369
1242 한희철 1431. 화장실 청소 한희철 2002-01-02 4369
1241 한희철 1126. 내년까정 살아 있을라구? 한희철 2002-01-02 4369
1240 한희철 803.뜻 모를 물음 한희철 2002-01-02 4369
1239 한희철 566. 바람처럼 한희철 2002-01-02 4369
1238 한희철 448.전쟁의 이미지 한희철 2002-01-02 4369
1237 한희철 1129. 목사와 참외 한희철 2002-01-02 4369
1236 한희철 1078. 깨진 컵 한희철 2002-01-02 4369
1235 한희철 390.소 한희철 2002-01-02 4369
1234 한희철 1515. 하늘 수레 트럭 한희철 2002-01-02 4369
1233 한희철 1416. 미장원 한희철 2002-01-02 4369
1232 한희철 774.뿌리 한희철 2002-01-02 4369
1231 한희철 273.백로와 까마귀 한희철 2002-01-02 4369
1230 한희철 1456. 터진 웃음보 한희철 2002-01-02 4369
1229 한희철 1400. 시험 잘 본 날 한희철 2002-01-02 4369
1228 한희철 1248. 짜장면 한희철 2002-01-02 436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