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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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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34. 쓰레기 매립장
한동안 부론면이 술렁거린 일이 있었습니다. 강(남한강)건네 마을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얘기 때문이었습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부론면 정산리 솔뫼 마을과 마주 보고 있는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 후곡마을에 충주시가 대규모 매립장 및 소각장 시설을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은밀하게 추진해온 일이 뒤늦게 드러나 큰 소동이 벌어졌던 것이지요. 후곡마을은 뒤로는 큰 산이 있는 대신 강쪽으로는 탁 터져 있어 보나마나 온갖 공해물질이 강 건너 마을인 부론면으로 날아들 것은 뻔한일, 뒤 늦게 사태의 심각함을 알아차린 부론면 일대가 크게들고 일어났지요.
크게 들고 일어났대야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고. 반대 서명받고 정도였지만 그래도 여차하면 한바탕 ‘데모’를 할 각오들을 다졌으니 그건 작은 일이 아니지요.
부론면이 당하게 된(?) 것은 오히려 작은 일, 한강 상수원 지역인 이곳 강변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일, 일이 진정되지 않으면 어디 한번 발 벗고 나서야지, 그렇게 맘먹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수고한 솔뫼 박한선 이장이었습니다. 그는 정말 발로 뛰어다니며 만날 사람 만나고. 할 얘기하고,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정작 나서야 할 사람들이 미적대고 있는 사이 그는 몸으로 뛰어 몸으로 일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러기를 서너 달, 마침내 충주시 쪽에서 항복을 하고 말았습니다. 계획 자체를 백지화 하겠다고 정식으로 밝혀온 것이지요. 일이 그렇게 정리된 후에 박한전 이장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어 고맙다는 전화였습니다. 돕긴 무얼 얼마나 도왔겠습니까만 그래도 고맙다 전화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고맙습니다.
그동안 너무 수고 많았고 그런 수고에 정말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자 박 이장이 그동안 가져왔던 마음의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이 일로 쫓아다니다 보니까 지집밭에 심어논 당근이 안 나 왔어요. 한 이천평 갈았는데 심어만 놓구 돌보질 못하니까 몽조리 안 나온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츰부터 각오한 결요. 한해 농사 망쳤다 셈 치면 되지만 쓰레기장이 들어서면 부론면이 영원히 가는 건데요. 그보단 낫지요, 뭐”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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