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252. 추방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252. 추방

 

서른아홉, 나이도 나이였지만 돌봐야 될 가족이 있는 가장이라는 것이 그의 떠남을 가장 안타깝게 했다. 

언제 보아도 인사를 잘하는 착한 두 딸, 궂은 농사일을 궂게 여기지 않으며 땀을 흘리는 어진 아내, 게다가 노부모님, 그는 그렇게 떠나 선 안될 처지였다. 

하지만 어쩌랴. 누가 그 속마음을 알랴. 

그는 한밤중 일어나 냉수처럼 농약을 마셨고 그렇게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술로 이기기 힘든 삶의 고통을 그는 그렇게 피했던 걸까, 모두의 마음이 쉽지 않았다. 

청파 개울가의 낮은 언덕 스스로 심어 얼마쯤 자라오른 고추들을 서너 고랑 뽑아내고 그는 묻혔다. 

우는 엄마에게 매달려 울지마라 울지마라 엄마를 위로하고 엄마 볼에 시내처럼 흐르는 눈물 닦고 닦던 두 딸마져 “아빠-!” 쓰러져 우는 뜨거운 한낮, 포크레인은 그의 몽뚱이 하나를 쉽게 땅에 묻었고, 그는 자기 밭에 흙 한 줌 보태며 거름처럼 묻혔다. 

망연히 돌아서는 늙은 아버지의 쓸쓸함. 떠날 수도 없고 남을 수도 없었던 기가 막힌 추방!

덕지덕지 괴로움으로 쌓이는 이 땅의 막막함을 두고, 농약은, 단번에 잡초보다도 더 쉽게 사람을 쓰러뜨리는 농약은 너무도 흔하고 가까이 있다. (얘기마을199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7 한희철 345.불내 한희철 2002-01-02 4358
1436 한희철 707.송화가루 한희철 2002-01-02 4358
1435 한희철 196.단강리 한희철 2002-01-02 4358
1434 한희철 453.넉넉한 사랑 한희철 2002-01-02 4358
1433 한희철 146.해바라기 한희철 2002-01-02 4358
1432 이현주 10 한희철 2002-01-02 4358
1431 한희철 428.이 땅의 봄 한희철 2002-01-02 4358
1430 한희철 1315. 감사절에 대한 생각 한희철 2002-01-02 4358
1429 이현주 10 한희철 2002-01-02 4359
1428 이현주 3 한희철 2002-01-02 4359
1427 한희철 395.낯선 객 한희철 2002-01-02 4359
1426 한희철 1506. 뻐꾸기 소리 한희철 2002-01-02 4359
1425 한희철 771.정성된 예배 한희철 2002-01-02 4359
1424 한희철 415.그나마 한희철 2002-01-02 4359
1423 한희철 326.죽이면 안돼! 한희철 2002-01-02 4359
1422 이현주 10복 한희철 2002-01-02 4359
1421 한희철 531.거룩한 손길 한희철 2002-01-02 4360
1420 한희철 559.비탈 한희철 2002-01-02 4360
1419 한희철 995. 간절함 한희철 2002-01-02 4360
1418 한희철 838.형제를 눈동자 같이 한희철 2002-01-02 4360
1417 한희철 1146. 옻 한희철 2002-01-02 4360
1416 한희철 1253. 충격 한희철 2002-01-02 4360
1415 이현주 3 한희철 2002-01-02 4360
» 한희철 1252. 추방 한희철 2002-01-02 4360
1413 한희철 753.어느날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360
1412 한희철 435.다시 하는 시작 한희철 2002-01-02 4360
1411 한희철 1418. 비설겆이 한희철 2002-01-02 4360
1410 한희철 1458. 따뜻한 눈과 마음 한희철 2002-01-02 4360
1409 한희철 1181. 용서해 한희철 2002-01-02 4360
1408 한희철 1402. 비듬나물 한희철 2002-01-02 4360
1407 한희철 1010. 정처없는 길 한희철 2002-01-02 4360
1406 한희철 854.단호한 물러섬 한희철 2002-01-02 4360
1405 한희철 902. 가족 한희철 2002-01-02 4360
1404 한희철 1228. 호박 품앗이 한희철 2002-01-02 4360
1403 한희철 1385. 상일꾼이 다 읍서졌슈 한희철 2002-01-02 436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