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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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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76. 심방길에
심방길. 지나다 보니 김영옥 속장님네서 담배일을 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담배임을 단으로 묶고 있었다. 벌써 천엽을 따고 있었다. 전 같으면 일일이 끈으로 묶어야 했던 일이 이젠 철로 된 틀에 꿰넣기만 하면 된다. 전에 비하면 얼마나 간단해졌는지 모른다.
왠만한 집에는 담배 말리는 기계인 벌크가 하나씩은 다 있어 그 또한 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한여름 땀으로 목욕을 하며 연탄을 20장씩 때 담배를 말리던 일이 불과 몇 년전, 이젠 기계가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 물론 기름값도 전기 값도 적지않게 들어가지만 연탄도 그냥 땠던 것은 아니었다.
김속장님이 한잔 가득 타다 준 커피를 마시며 고생하며 담배농사 짓던 몇 년전 얘기들을 나눈다,.
넙적 넙적한 담배 잎이 보기에도 좋아 담배 농사 잘졌다고 하자. “성일네꺼와 우리꺼안 잘 안됐어유. 잎이 벌건게.” 하고 미영이 어머니가 말했다. “왜요? 같은 씨로 같이 심었잖아요?” 물었더니 “밭이 다 돼 그런가봐유. 몇년째 담배를 심었더니 양분이 떨어졌나봐유.”
그러면서 미영이 어머니는 짧은 한숨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이젠 몸두 늙구, 땅두 늙구...”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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