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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3. 때가 조금만 늦어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8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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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63.때가 조금만 늦어도


귀래에서 단강으로 들어오는 길, 단강그리를 지나오다 보니 신작로 옆에 있는 한 집이 눈길을 끈다. 망초대가 여기저기 솟아 있고 집도 낡을 대로 낡아 폐가인 줄로만 알았는데 왠일인지 빨래가 널려 있었다.
‘아, 저집도 사람이 사는 집이었구나’
폐가인듯한 집에 걸려 있는 빨래가 참 신기하게 여겨졌다 저녁무렵 사진기를 들고 다시 1 집으로 갔다. 아까 낮에 보았던 그집의 모습은 오늘의 농촌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듯 했다.
사진 찍는 솜씨는 없지만 때때론 사진에 담고 싶은 모습을 대할 때가 있다. 몰락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만 있던 그 일을 해봐야지 싶어 길을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그 집에 도착해서 보니 빨래가 없었다. 아까는 분명 있었는데 누가 걸었는지 저녁엔 없었다. 여전히 사람기척이 없는 집이었지 만 빨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왔다.
때가 조금만 늦어도 담지 못할 모습들이 적지 않을 듯 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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