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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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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04. 규민이의 잠
저녁 무렵, 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작실 성란이 엄마가 사택에 들리더니 빨리 밖으로 나와보라 했습니다. 다급함이 담겨있는 목소리였습니다.
아주머니를 따라 밖으로 달려 나가보니 이게 왠 일입니까.
작실로 올라가는 길 모퉁이 산비탈. 아, 보니 규민이가 거기 누워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팔을 딱 벌리고 마치 안방이나 되는 것처럼 규민이는 산비탈에 누워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혼자서, 산비탈에서 잠을 자다니 어디 그게 있을법한 일이겠습니까. 알고 보니 조금 전까지 같이 있던 소리가 동네 언니들을 따라 어디론가 가버린 것이었고, 혼자 남게 된 규민이가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바닥에 쓰러져 잠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원주를 다녀와 아내에게 듣는 규민이 얘기입니다. 얘기를 듣곤 까맣게 얼굴이 탄 채 깊은 잠에 빠진 규민이를 보니, 방금 들은 얘기 때문인지 녀석의 얼굴이 한없이 재미있게도, 그러면서도 왠일인지 측은하게도 보입니다.
산비탈에 혼자 누워 쿨쿨 잠에 빠져버린 오늘의 기막힌 얘기를 녀석이 믿든 말든 언젠가는 들려주려 합니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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