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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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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91.홧병
섬뜰 윗담말 한 할아버지가 병이 났습니다. 홧병입니다. 정성껏 키워온 소를 팔았는데 그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소 팔았단 얘길 들은 자식들이 너도 나도 소 판 돈 저 달라 전화를 걸어 댄 것입니다.
일흔이 넘은 나이, 이젠 꼬부라질대로 꼬부라져 더는 지게질도 힘들어진 허리, 휘 휘 바람 불면 바람 타고 날아갈 하얀 민들레씨처럼 허옇게 쉬어버린 머리, 소 먹이는 일도 더는 쉽지 않아 팔고 말았는데, 팔기 무섭게 자식들의 전화가 걸려왔던 것입니다.
그럴 수가 있을까, 저것들이 그럴 수가 있을까, 할아버지는 당신 몸과 마음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봄 기운 퍼지면 제일 먼저 거름지게 지곤 했던 할아버지. 저러다 영 못 일어날지 모른다는 어둔 소문 퍼트리며 할아버지는 앓아눕고 말았습니다.
산수유 꽃망울 돋는 봄 소식은 벌써 눈앞까지 왔는데.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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