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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39.일하는 자의 은총
폐비닐 걷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투둑투둑 비닐이 맥없이 끊기면 흙속에 잠긴 비닐을 찾아내어 다시 걷어야 했고, 비닐 위에 올려져 있는 흙의 무게도 만만치를 않았다.
곳곳에 선 담배대들은 장난을 치자는 것인지 심술을 부리자는 것인지 때마다 일을 방해했다.
풀풀날리는 먼지와 눈으로 튀어드는 흙들, 한참하다보면 허리가 아팠다.
이렇게 저렇게 하루를 일로 마치니 저녁밥이 맛있다.
썩썩 고추장에 비벼서도 꿀맛이었다.
또한 잠이 달았다. 눕자마자 잠에 빠져 그야말로 깊게 단잠을 잤다.
일하는 자가 누리는 평범한 은총을 오랫만에 누린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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