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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눈에 막힌 산타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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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47.눈에 막힌 산타


성탄절. 오후로 접어들면서 눈이 내렸다.
성탄예배를 드리며 어젯밤 산타가 다녀간 사람 했을 때 손을 든 건 승학이네 뿐이었고, 그런 아이들에게 아마 눈이 안 와 산타가 오시는데 시간이 걸리나 보다고, 눈이 오면 축하순서를 갖는 오늘 밤엔 꼭 오실 거라고 얘기 했었는데 정말 눈이 왔다. 은총처럼.
마지막 연습 하러 모인 아이들이 교회 마당에서 신이 났다. 멀리 서울서 단강을 찾던 청년들이 못 오겠다고 전화를 한 건 오후 4시경이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눈 때문이었다.
눈길, 길이 막혀 오다 오다 더는 못 오고 전화를 한 것이다. 하루 종일 교우들이 정성으로 만든 만두로는 동네잔치가 벌어졌고, 식후 축하순서가 이어졌다.
몇 개 되지도 않는 순서들을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마쳤다. 아무도 말 안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은 산타에 대한 아쉬움은 마지막 기도 위해 손 모으는 아이들 표정마다 맺혔다.
눈이 안 와 늦어진 산타가 눈에 막히다니.
그새 내리던 눈이 비로 바뀌었고, 빗길 돌아가는 아이들의 손을 일일이 마주 쥐며 인사를 했다. 산타에 대한 아쉬움을 그렇게라도 덜려는 듯.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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