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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46.송사리떼
추수 끝난 빈 들판을 지나, 나뭇잎 뚝뚝 떨어지는 산자락을 따라 개울물이 흐릅니다. 떨어진 나뭇잎을 배처럼 밀며, 물에 잠긴 도토리를 공처럼 밀며 맑은 물이 흐릅니다. 돌과 돌 사이를 지나 깊은 산 속 숨겨진 얘기 나누며 쉼 없이 흐릅니다.
그 안 송사리 떼가 한가합니다. 나란히 줄을 서서 행진을 합니다. 머잖아 겨울,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면 두꺼운 얼음 속, 개울은 딴 세상 일 텐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겨우살이 준비는 어찌된 건지, 개울물 속 송사리 떼는 걱정도 없이 느긋하기만 합니다.(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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