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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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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17. 모교
모교인 감신대에 다녀왔다. 채플 인도를 부탁 받았다. 학생회 스스로 꾸려가는, 이른바 ‘민주채플’이었다.
내가 설 자리가 아니다 싶어 정중히 거절한 적이 있었는데 또다시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몇 가지 다른 모임으로 모교를 찾은 적은 있었지만 채플 인도는 처음이었다. 두려움으로 신을 벗어야 거룩한 자리, 학교를 다닐 때 채플은 늘 그런 곳이었다. 부름에 응하며 무엇보다 고마웠던 건 그런 부름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던 불편한 의구심을 흔쾌하게 덜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학교를 다니며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감신은 내게 너무 벅찬 곳이라는 사실이었다. 학문적으로도 그랬고 됨됨이로도 그랬다. 나는 여러가지로 부족했다. 빙빙 주변만을 맴돌다가 졸업을 하며, 교문을 나서며 들었던 괴로움은 나도 감신인일까, 감신을 졸업하지만 이런 부끄러운 모습으로 나서는데 그래도 내가 감신인일까 하는 부끄러움이었다.
나를 이만큼 키워준 모교에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마음 한구석 늘 따라다녔던 것은 그런 부끄러움이었다.
채플인도가 내게 준 의미는 그런 의구심을 후배들이 덜어주고 있다는, 당신도 분명 우리의 선배입니다, 인정해 주고 있다는 고마움이었다. 불필요한 의구심일랑 이젠 버리고 좋은 선배가 되어 달라는 당부로 여겨졌다.
모교를 찾는 고마움, 모교의 큰 품!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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