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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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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53. 봄 속 겨울
길고 드셌던 겨울의 기운이 한풀 꺾였다. 불어대는 바람 속에는 아직 찬기운이 남아 있지만, 상쾌함도 담기기 시작한다.
새들의 재잘거림도 한결 가볍고 경쾌하다.
한 겨울 한데 세워두었던 경운기에 시동을 걸고, 담배 모종을 위해 왕겨 불탄 만드는 싯누런 연기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 논둑 밭둑에 불을 놓기도 한다. 행여 불씨가 산으로 번질까, 조심스런 모습들이다.
짚가리 한가하게 널린 들판과 개울 건너 산다랭이 밭, 가득 쏟아져 내리는 햇볕이 한겨울의 그것관 사뭇 다르다. 들쑥들쑥 새싹들을 불러내지 싶다.
강건너 그런대로 우뚝 선 산, 마치 공룡이 엎드려 누운 모양을 한 산 곳곳에 흰 반점들이 눈에 뛴다. 겨우내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는, 잔설(?雪)들이다.
봄기운이 대지를 감싸고 있는 이때 아직도 겨울의 모습이 남아있다. 어디에나 봄인듯 싶으면서도 한구석 남아 있는 겨울의 모습.
이 땅, 더 이상 그런 곳 어디있겠냐 쉬운 생각 속 엄연히 존재하는 외진 응달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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