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923. 퇴박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923. 퇴박


윗작실 이한주 할아버지네를 들렸습니다. 하루에 두 번 들어오는 버스 정류장에서도 얼마큼 더 올라가는 윗작실 맨 꼭대기집입니다.
이하근 집사님 내외가 떠난 뒤론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살고 있습니다.썰렁한 마당이 꼭 빈 집 같습니다.
전에 들렸을 때만 해도 사랑방에서 지내셨는데 안방을 쓰고 있었습니다. 마루로 올라서려다 보니 기둥 옆에 막대기 두 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입니다. 걸음걸이가 심하게 불편한 할아버지는 아예 한 손에 한 개씩 지팡이 두 개를 짚고 다닙니다.
방안에 걸려 있는 액자 속엔 떨어져 사는 손주들 사진이 가득합니다. 예배를 마치고 대문을 나설 때였습니다. 대문 곁 사랑방을 지나던 집사님 한 분이 푹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에구 이렇게 좋은 솥이 퇴박을 맞아 가지구...”
그러고 보니 사랑방 아궁이에 걸려 있는 가마솥이 보통이 아닙니다. 커다란 무쇠 가마솥, 소죽을 쑤던 가마솥에선 아직도 윤이 반질반질 흐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거처를 안방으로 옮긴 것도 그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소죽을 쑤느라 사랑방에서 지냈던 것인데 더 이상은 힘에 부쳐 소를 판 뒤에는 소죽 쓸 일이 없어졌고 그나마 연탄을 때도 되는 안방으로 옮긴 것입니다.
퇴박을 맞아 버림받은 것이 어디 무쇠 가마솥  뿐이겠습니까? 그 좋고 소중한 것들이 온통 퇴박을 맞아가지고... (얘기마을199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12 한희철 269.괜찮아! 한희철 2002-01-02 4350
1611 한희철 811.걸음새 한희철 2002-01-02 4351
1610 한희철 75.떠밀리는 삶 한희철 2002-01-02 4351
1609 한희철 1493. 가족 여행 한희철 2002-01-02 4351
1608 한희철 1056. 회개 한희철 2002-01-02 4351
1607 한희철 1003. 논물이나 보러가자 한희철 2002-01-02 4351
1606 한희철 316.닫힌 마음 문을 한희철 2002-01-02 4351
1605 한희철 856.김천복 할머니 한희철 2002-01-02 4351
1604 한희철 359.고구마 이삭 한희철 2002-01-02 4351
1603 한희철 1179. 종자가 다르다 한희철 2002-01-02 4351
1602 한희철 773.눈 한희철 2002-01-02 4351
1601 한희철 749.봄비 한희철 2002-01-02 4351
1600 한희철 919. 교회의 보물들 한희철 2002-01-02 4351
1599 한희철 693.단상 한희철 2002-01-02 4351
1598 한희철 241.물빛 눈매 한희철 2002-01-02 4351
1597 한희철 1085. 강가 소풍 한희철 2002-01-02 4351
1596 한희철 1032. 등화관제용 등잔 한희철 2002-01-02 4351
1595 한희철 1006. 꽃 이름 찾기 한희철 2002-01-02 4351
1594 한희철 527. 낙범에게 한희철 2002-01-02 4351
1593 한희철 927. 창규 한희철 2002-01-02 4351
1592 한희철 240. 가을햇살 한희철 2002-01-02 4351
1591 한희철 1247. 철 지난 달력 한희철 2002-01-02 4351
1590 한희철 638.각서 한희철 2002-01-02 4351
1589 한희철 1527. 몰두의 즐거움 한희철 2002-01-02 4351
1588 한희철 223.도시락은 있는데 반찬통이 없어요. 한희철 2002-01-02 4352
1587 한희철 677.저녁 햇살 한희철 2002-01-02 4352
1586 한희철 222.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정은 한희철 2002-01-02 4352
1585 한희철 1524. 지경다지기 후기 한희철 2002-01-02 4352
1584 한희철 1213. 신앙이란 이름으로 한희철 2002-01-02 4352
1583 한희철 608.슬픔의 씨앗 한희철 2002-01-02 4352
1582 한희철 1323. 제대로 한희철 2002-01-02 4352
1581 한희철 1391. 아카시아 팝콘 한희철 2002-01-02 4352
1580 한희철 1279. 믿음의 전우(戰友) 한희철 2002-01-02 4352
1579 한희철 988. 지집사와 담배농사 한희철 2002-01-02 4352
» 한희철 923. 퇴박 한희철 2002-01-02 4352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