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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38.세월은 그렇게 가고
황산개울 다리 건너 충청도 초입
이른바 충충북도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
정월 대보름을 맞아 윷판이 벌어졌다.
노장 대 소장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은데 편은 두편이다.
썩썩 낫으로 깎아만든 커다란 윷을
길바닥 아무데나 던지면 된다.
말은 소주병 병뚜껑에 담배 꽁초
앞서거니 뒷서거니 흥이 오른다
윷한번 치고는 덩실덩실 춤이 한참이고
저만치 앞선 말 용게 잡고는
서로를 얼싸안고 부르스가 그럴듯 하다.
기분 좋아 한잔 아쉬워서 한잔
질펀하게 어울릴 때
술 너무 하지 말어
술 먹다가 세월 다 가
구경하던 한 사람 그렇게 끼어들자
그게 뭔소리 철없는 소리
이게 세월이지
암, 이게 세월이야
윷판은 끝날 줄을 모르고
단 하나의 세월이 그렇게 가고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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